에밀리오를 처리한 에치오는 카를로 그리말디의 뒤를 쫓는다.
[카를로를 만나는 실비오 바바리고(Silvio Barbarigo)]
실비오 : 에밀리오는 어디있나?
카를로 : 이곳으로 오라고 말해두었네.
실비오 : 자네가 말한 건가? 직접?
카를로 : 그렇네, 내가 직접 말해두었지. 자네가 날 믿지 않는 것 같아 걱정스럽군.
실비오 : 동감일세. 아마 다른 이들과 같이 오겠지. 나와 함께 걷세.
Birds of a Feather
유유상종
[카를로와 실비오를 미행하자.]
실비오 : 그래, 저택 일은 어떻게 되어가나?
카를로 : 솔직히, 어렵다네. 모체니고는 그의 수족들을 가까이 두고 있어 1. 조언을 건네보는 등 기초 공작을 시도해봤지만, 그의 귀는 다른 자들의 목소리만 듣더군.
실비오 : 그렇다면 자네가 더 노력해야겠군. 자네는 반드시 그자의 측근이 되어야 하네.
카를로 : 그래. (Sì) 알고 있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어렵다네.
실비오 : 뭐 때문에 그러나, 카를로?
카를로 : 모르네! 그는 그저…… 도제가 날 싫어하네.
실비오 : 왜 그런지 궁금하군.
카를로 : 내 잘못이 아닐세! 난 계속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네. 그가 가지고 싶어하는 걸 알아낸 다음 그 물건을 제공했지. 사르데냐(Sardinia)의 과수원에서 생산된 최상급의 잼에서 밀라노(Milano)의 최신 유행까지—
[매춘부를 이용하면 미행이 쉬워지지만, 경비들을 만나면 두 명씩 사라지니 주의하자.]
실비오 : 그렇군, 그런 사람을 아첨꾼이라고 부르지.
카를로 : 뭐? 방금 날 뭐라고 불렀나?!
실비오 : 당해도 싫은 말도 못하고, 신발이나 핥는 아첨꾼이라고 했네. 더 자세히 말해줄까?
카를로 : 개자식! 자네는 아무것도 몰라; 그곳에서 받는 압박감을 모른다고—
실비오 : 내가 압박감을 이해 못한다고?!
카를로 : 그래, 상상도 못할 걸세! 자네는 정부 관료일 뿐이지만! 난 바로 그 도제의 옆에 서 있네! 밤낮으로 그의 옆에 붙어있단 말일세! 자네가 내 역할을 맡았을 수도 있었어!
실비오 : 할 말 다했나?
카를로 : 아니. 이제 내 말을 듣게! 작업이 거의 끝나가네. 확신하건대, 도제는 곧 우리의 대의에 합류하게 될 걸세. 다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네.
실비오 : 시간은 우리에게 넉넉한 물건이 아닐세. 계속 움직이세.
카를로 :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 하나?
실비오 : 계집애처럼 굴지 말게!
[마르코 바바리오(Marco Barbarigo)와 그의 경호원 단테 모로(Dante Moro)]
마르코 : 반갑군(Buon giomo), 사촌. 그리고 카를로 씨.
실비오 : 에밀리오가 자네와 같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르코 : 에밀리오는 죽었네.
실비오 : 뭐? 어떻게?
카를로 : 그 암살자로군… 파치 가문을 추적하던 그 암살자 말일세! 그가 여기 있네, 이 베네치아에.
마르코 : 그렇다네 (È così). 실비오, 자네는 몰랐는가? 그 자는 어디든지 있을 수 있네. 지금 이 곳에 그 자가 있는데도 우리가 눈치채지도 못하는 것일 수도 있어. 그 자는 에밀리오의 저택에서 그를 습격했네!
실비오 : 그렇다면, 우리의 계획은 어떻게 할건가?
마르코 :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네, 형제들.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하네.
카를로 : 허나 마르코, 거의 다 되었단 말일세! 몇 일만 더. 내가—
마르코 : 안되네. 이번 주 안에 해야 하네.
단테 : 계속 이동해야 합니다.
실비오 : 그 스페인 분께서 계획이 변경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하시던가?
마르코 : 얼마 안 있으면 자네가 그분께 직접 물어볼 수 있을 걸세.
카를로 : 그분이 여기에 왔다고? 로마에서 왔단 말인가?
마르코 : 그렇다더군.
실비오 : 잘됐네! 그 분께서 결정을 내려주실 수 있겠군.
마르코 : 뭐에 대한 결정 말인가, 사촌.
[서로 자신이 차기 도제에 어울린다고 주장하는 세 사람.]
실비오 : 우리 중 누가 도체의 자리를 이어받게 될 지를 말일세, “사촌”.
마르코 : 그게 결정을 내리고 말고 할 문제인지는 미처 몰랐군. 누구를 택하실지야 명백하거늘.
실비오 : 암, 명백하고 말고. 이 작전을 처음부터 짜온 자가 되어야 마땅하지; 이 도시를 구원하는 방법을 고안해낸 사람 말일세.
마르코 : 권모술수의 가치는 이미 충분하다네, 선량한 실비오. 하지만 지혜야 말로 지도자에게 필요한 요소이지.
카를로 : 진정, 진정하게 친구들 (Calma, calma amici), 제발. 언쟁을 벌일 필요는 없네. 그러니까, 이건 자네들 중 누구도 결정할 사항이 아니야. 알다시피, 어쩌면 그 분께서는 바바리고 가문을 선택하시지 않을 수도 있다네.
[마르코와 실비오 둘 다 폭소를 터트린다.]
[사람들 속에 스며들기 어렵다면 지형을 활용하자.]
카를로 : 왜 나는 안 된다는 건가? 고된 일들은 내가 전부 다 맡았건만!
마르코 : 그만하게! (Basta!) 그 분이 오실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지.
카를로 : 그 분이 오시는 게 확실한 건가?
마르코 : 물론!
단테 : 어르신들 (Signori), 좀 더 빠르게 이동해야 합니다. 시선이 느껴집니다.
마르코 : 고맙군, 단테. 자네의 보폭에 맞춰 이동하도록 하지.
실비오 : 훌륭한 경호원을 찾았군, 사촌. 임금은 얼마나 주나?
마르코 : 어쩌면 그가 받아야 할 만큼은 아닐 걸세. 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내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해줬지.
[베네치아에 나타난 로드리고 보르지아.]
로드리고 : 쓸데없는 잡담은 그만하게! 도제를 결정하는 건 애초부터 자네들의 몫이 아니야, 그리고 계획을 세우라는 허가조차 받은 적 없을 텐데!
마르코 : 용서하십시오, 주군. 저희는 오직 섬기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로드리고 : 계획은 다음과 같다: 도제인 모체니고는 오늘 밤 죽을 것이다. 그리고 일이 성사되거든, 마르코가 그 자리를 맡게 될 것이다.
[로드리고에 의해 마르코가 차기 도제로 정해진다.]
마르코 : 황송하여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 주군. (Vi ringrazio umilmente, Maestro)
로드리고 : 좋네! 그리말디, 자네는 모체니고와 가장 가까우니, 자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네. 우리를 잘 돕는다면, 그 일은 결코 잊지 않겠네. 함께 걷지.
로드리고 : 피를 보는 건 원치 않네, 알겠는가? 반드시 그를 조용하게 처리해야 하네.
카를로 : 물론입니다, 주군. (Certo, Maestro)
로드리고 : 그 자에게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때가 언제인가?
카를로 : 저는 그 저택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귀담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제 그는 저를 자신의 사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로드리고 : 훌륭하군. 그렇다면 자네가 주방에 잠입해 그의 음식에 독을 넣게.
카를로 : 그렇게 하겠습니다.
로드리고 : 마르코, 적합한 독을 곧바로 준비할 수 있겠나?
마르코 : 그 일은 제 사촌에게 맡기도록 하시지요. 독은 그의 전문분야입니다.
로드리고 : 아, 실비오…
실비오 : 명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주군. (Maestro)
로드리고 : 성공을 위해 어떤 독을 가져올 수 있겠나?
실비오 : 거리에 있는 제 협력자들과 상의는 해보겠습니다만, 기회만 잘 된다면 약간의 칸타렐라(Cantarella) 2를 손에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드리고 : 그래, 그건 뭔가?
실비오 : 가장 효과적인 형태의 비소인데다 추적이 어렵습니다.
로드리고 : 아, 좋군, 아주 좋아.(va bene, va bene) 그럼 그걸로 하지.
마르코 : 용서하십시오, 주군 (Maestro), 허나 이렇게 직접 저희 계획의 사소한 사항까지 세세하게 관여하시는 건 조금 위험하지 않으십니까?
로드리고 : 내가 조금 더 직접적으로 관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네. 피렌체에서 파치 가문은 우리를 실망시켰어. 자네들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네.
실비오 : 이번에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파치 가문은 한낱 멍청이들—
[단 한 명의 암살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하는 로드리고.]
로드리고 : 파치 가문은 강력하고 덕망 있는 가문이었지만, 한 젊은 암살자에 의해 멸문지화를 당했네. 자네들의 도시에 출몰하는 골칫덩어리 적을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말게, 안 그랬다가는 자네 바바리고 가문도 같은 숙명을 따르게 될 테니.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바라네.
좋아 (Bene), 난 로마로 돌아가야 하네. 필히 서두르게. 그리고 우리를 실망시키지 말게.
[로드리고가 어떤 시선을 느끼기라도 했는지 다리 건너편을 잠시 주시한다.] 3
에치오 : 이 멍청한 놈! (Che idiota sono!) 저 자들을 계속 감시했어야 했는데! 안토니오를 만나서 내가 만들어낸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가망이 있는지 알아봐야겠어.
이제 안토니오를 만나러 가자.
에치오와 안토니오의 도둑 길드가 에밀리오를 처단한 이후, 에밀리오의 저택은 도둑 길드의 아지트가 되어 있다.
[에치오를 반기는 로사.]
로사 : 안녕, 자기. 잘 지냈어? (Salute, bello mio. Come stai?) 벌써 내가 보고 싶어서 돌아온 거야?
에치오 : 미안, 귀염둥이, (Desolato, mia cara,) 놀려고 온 게 아니거든. 난 안토니오와 이야기를 해야 할 게 있어. 긴급한 일이야.
로사 : 안토니오! 에치오가 왔어!
안토니오 : 에치오! 무슨 일 있나?
에치오 : 카를로 그리말디와 바바리고 일당은 그들이 “스페인 사람”이라고 부르는 자와 결탁한 사이입니다. 그 자들이 도제를 시해하고 그 자리에 자신들의 사람을 세우려고 합니다. 그리 된다면 그들은 베네치아의 모든 것을 - 이 도시의 전 함대를 - 손아귀에 쥐게 될 것입니다.
안토니오 : 그런 주제에 날 범죄자라고 부르다니…
에치오 : 그러니, 절 도와주시겠습니까?
안토니오 : 그런 주제에 날 범죄자라고 부르다니…
에치오 : 그러니, 절 도와주시겠습니까?
안토니오 : 난 이미 자네 편일세, 형제. 그리고 내 부하들 역시 자네의 편이야.
에치오 : 고맙군, 친구들.(Grazie, amici)
안토니오 : 허나 에치오, 경고 하나 하겠네. 이번엔 쉽지 않을 걸세.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은 베네치아에서 경비가 가장 삼엄한 건물이야.
에치오 : 들어갈 수 없는 곳은 없죠.
로사 : 그런 점이 우리가 널 좋아하는 이유지, 에치오.
안토니오 : 따라오게! 한번 살펴보러 가야지. 계획을 짜 보자고.
If At First You Don't Succeed...
한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안토니오 : 도제와 관련된 이 일들… 끔직하군. 하지만 내겐 이런 반역이 놀랍지 않군. 내가 어렸을 때, 우리는 귀족들은 그냥 선하다고만 배웠지. 그걸 믿었었고.
비록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한낱 구두 수선공과 식기 닦는 하녀에 불과했지만, 난 그 이상이 되기를 갈망했네.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귀족들은 결코 날 받아들이지 않았지.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면 받아들여지는 건 절대 불가능하지.
그러니 자네에게 묻겠네, 에치오: 누가 베네치아의 진정한 귀족들인가? 카를로 그리말디와 마르코 바바리고 같은 자들? 천만에! 난 우리들이라고 답하겠네; 도둑들, 용병들, 그리고 매춘부들. 우리가 이 도시와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일하는 반면, 그자들은 이 도시를 그들의 노리개로 삼으려 든다네……
안토니오 : 궁전을 세심히 정찰해야 하네; 모든 각도에서 말이야. 어쩌면 들어가는 길을 찾을지도 모르지. 궁전 뒤편에 높은 종탑(Campanille)이 있다네. 혹은 성당(Basilica) 뒤를 타고 올라가는 길을 찾을지도 모르겠군. 뭐 다른 생각 없나?
에치오 : 정문은 논외로 친 모양이군요?
안토니오 : [웃으며] 좋네 (Va bene), 정문도 살펴보자고, 잘난 녀석(saputello)
[정문으로 진입은 불가능하다.]
안토니오 : 여기로는 못 가겠군. 이 모든 경비들을 통과하기도 전에 그자들이 도제를 시해하고도 남겠어.
[성벽을 타고 잠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안토니오 : 저길 보게. 궁수들이 사방에 있어.
에치오 : 게다가 이쪽의 벽은 오르는 게 불가능하군요.
안토니오 : 좋아!(Bene!) 운이 좋군. 발판들이 성당(Basilica) 지붕까지 갈 수 있는 완벽한 길을 만들어 주는 것 같군. 한번 시도해볼까?
[지붕에서 궁전으로 넘어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안토니오 : 에치오, 보게! 그자가 아닌가? 그리말디?
카를로 : 제가 어르신께 무엇을 제안하는 것인지 이해 못하시겠습니까? 제발,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이게 당신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도제 : 어찌 감히!
카를로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mi dispiace) 아무 뜻도 없었습니다. 전 오직 어르신의 안전만을 염려할 뿐입니다…
안토니오 : 시간이 촉박하군! 이 담을 건너갈 방법은 없는데다가 경비들은 사방에 깔려있네. 제기랄!(Diavolo!)
["새"라는 말에 무언가가 떠오른 에치오]
안토니오 : 이건 불가능하네! 사람이 이 곳을 들어갔다 나올 방법이 없어 - 새들이라면 모를까!
에치오 : 그래… 새……
안토니오 : 어디 가는 건가?
에치오 : 친구인 레오나르도를 만나러 갑니다.
데이터베이스에 카를로 그리말디가 추가되었다.
숀 : 카를로 그리말디. 정치 권력에 대한 열망으로 모나코의 궁전에서 나온 카를로는, 얼마 안되어 베네치아 귀족들의 주요 내빈이 되었고, 그 동안 그의 신중함에 대한 평판 덕택에 뒷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
여기 이 능구렁이 같은 작자가 어떻게 10인 위원회에 들어갔는지 알려줄게. 의원회의 의장인 이그나치오 콘타리니(Ignazio Contarini)를 방문하던 당시, 그는 이그나치오의 딸을 만나게 됬어.
도움이 절실한데다가, 카를로의 믿음직한 평판을 알던 그녀는 그에게 비밀을 털어놓았지.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결혼식을 주선하려 했지만, 그녀는 하인의 아들과 도망치고 싶어했어.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고, 그들이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장소인 밀라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계획이었지.
카를로는 그녀에게 곧바로 행동할 것을 조언했어: 그날 밤 배로 도망치라고. 두 연인은 그의 지시를 따랐어, 그리고, 그들이 배로 오르는 건널 판을 올라간 순간 그들은 자유로워졌어! 적어도...... 이그나치오가 갑판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카를로는 콘타리니 가문에 대한 충성심에 대한 보답을 받았어, 한편 진실한 사랑은...... 음, 직접 확인해 봐.
- 조반니 모체니고(Giovanni Mocenigo) – 베네치아의 72대 도제. [본문으로]
- 비소나 가뢰과(bitter beetle)의 딱정벌레로부터 추출한 칸타라딘(cantharidin) – 딱정벌레가 내뿜는 악취 나는 노란색 물질 – 을 통해 제조한 독. 진실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나 보르지아 가문, 특히 로드리고 보르지아가 정적들을 제거하는 데 주로 사용한 독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 혹시 컷신이 나오기 직전에 플레이어가 저 위치에 있었다면 저 위치에 그대로 나온다. [본문으로]
- 여자들(women)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안토니오의 “내 부하들(men)” 에서 men은 ‘부하들’ 이라는 뜻 말고도 ‘남자들’ 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까 말장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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