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홈커밍은 개봉 제한 기한에 걸려서 9월 달에 개봉했었는데, 이번엔 전세계에서 일본과 같은 6월 28일 최초 개봉했습니다. 늦게 개봉하기론 일본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죠.
스포일러는 아래에 따로 언급하기로 하고, 전체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지금까지 본 스파이더맨 영화 중 상위권입니다.
개인적인 순위
1. 스파이더맨 2
2.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3.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4.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5. 스파이더맨 1 / 스파이더맨: 홈 커밍
6.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7. 스파이더맨 3
스포일러 없는 소감
장점
전작인 홈커밍에서는 스파이더맨 치고는 밋밋한 전투와 단조로운 웹슈터 활용이 단점으로 꼽혔는데, 이번 파 프롬 홈에서는 전혀 다릅니다. 엄청 화려해졌습니다. 뉴 유니버스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전투씬과 얼추 비슷한 느낌? 펑펑 터트리고 날라다닙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 시리즈 및 MCU 몇몇 장면들을 오마주 한듯한 장면들도 종종 나오더군요. 스토리면에선 뉴 유니버스의 피터-마일즈 관계를 MCU에 맞게 어레인지 한 것 같았습니다. 먼저 떠난 멘토의 빈 자리를 채우기위해 고뇌하고, 실수를 저지르고 좌절하지만, 다시 일어나 위기를 극복하는 스파이더맨다운 이야기였습니다.
단점
죽었어도 너무 비중이 높은 아이언맨... MCU의 피터에게 있어서 토니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벤 파커 / 뉴 유니버스의 피터 파커 같은 캐릭터이긴 한데... 여전히 비중이 너무 높아 보입니다.
작중에서도 피터가 자신에게는 어디를 봐도 토니만 보인다며 부담을 가지는 묘사가 나왔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파 프롬 홈 역시 토니 스타크를 빼면 이야기 진행이 안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건 단점이라기엔 미묘하긴 한데, 인피니티 워-엔드게임 5년 공백 기간이 너무 싱겁게 끝나버리더군요. 그리고 약간 하이틴 코미디스러운 연출도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영...
스포일러 주의
국내에서는 영등위가 대형 스포일러를 저지르기도 했었죠...
미스테리오는 역시 빌런이 맞았습니다.
평행우주니,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니 전부 다 협력자인 작가가 지어낸 설정이였고, 예고편에서도 나온 엘리멘탈즈와의 전투씬은 전부 다 시빌 워에서 언급된 이진법 증강 기억 조작 기술(Binarily Augmented Retro-Framing)로 만들어낸 특수효과였습니다.
그리고 이 기술은 퀜틴 벡(미스테리오)이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있었을 당시에 고안했던 기술이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게다가 자신이 고안한 기술을 토니가 B.A.R.F. (구토)라며 조롱하며 무시했었으니...
의외의 인물로 아이언맨 1에서 "저는 토니 스타크가 아닙니다" 라는 대사를 남긴 연구원 윌리엄이 미스테리오의 협력자로 재등장합니다. 이쪽은 스타크 기술이 들어간 드론으로 엘리멘탈즈의 특수효과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그 외에도 전직 겸 현직 스타크 인더스트리 직원들이 미스테리오의 협력자였다는 게 밝혀집니다.
미스테리오의 계획은 토니가 피터에게 물려준 안경, EDITH(에디스)를 빼앗아 더 많은 드론을 조종해 어벤져스가 나서야 할 정도의 재난을 만들어 자신을 차세대 "아이언맨"으로 만드는 거였죠.
참고로 EDITH (에디스)는 토니가 만든 AI로, Even Dead I’m The Hero (죽어서도 난 영웅이야) 란 뜻입니다. 이 AI를 활용한다면 뭐든지 다 해킹할 수 있으며, 궤도상에 있는 인공위성에 장착된 수천대의 공격용 드론을 조종 가능합니다. 미스테리오는 협력자를 통해 그 인공지능이 피터에게 상속되었다는 걸 알게 된 후 닉 퓨리와 접촉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거였죠.
이후 피터에게 자신의 자작극이 들통나자 미스테리오는 자신의 기술을 활용해 온갖 환영으로 피터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며 몰아붙이는데(트라우마 치료 기술인 만큼 오히려 그걸 악용해 머리속의 두려움을 더 증폭시키는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스파이더 센스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피터가 일방적으로 털립니다.
핫도그 빌런에게도 가능성이 있었을듯
전체적인 스토리가 뉴 유니버스와 유사하기도 하고, 미스테리오가 피터를 공격하면서 보여준 환상에서 피터가 토니의 무덤 앞에 서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초반부 메이 숙모와 자선 파티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던 와중 토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아이언맨 3에서 토니가 우주 이야기를 듣자마자 공황장애를 일으킨 것 처럼 불안해하다 결국 밖으로 뛰쳐 나갑니다.
후반부에 슈트가 필요하게 되자, 해피가 피터에게 스타크 인더스트리 개인 비행기 뒷편에 마련된 작업실을 보여줍니다. 이때 피터가 홀로그램을 조작하는 장면이 마치 아이언맨 1편에서 토니가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던 과정처럼 묘사됩니다. 무엇보다 해피 역시 그런 피터의 모습에서 토니가 연상되었는지, AC/DC의 노래를 틀어줍니다.
후반부 런던에서 미스테리오가 조종하는 드론들을 상대하는데, 웹슈터에 저장된 거미줄이 바닥나자 주변에 있던 간판과 드론 부품을 집어드는게 마치 엔드게임에서 캡틴이 비브라늄 방패와 묠니르를 든 모습처럼 묘사되었습니다.
마지막에 피터가 뉴욕 시가지를 돌아다니는데 어벤져스 1에서 주요 전투가 있었던 장소들을 지나갑니다.
중반에 피터 일행이 프라하에 있는 호텔에 머물게 되자, 플래시가 "집에 온 것 같다"란 대사를 합니다. 플래시 집이 잘 산다는 언급이기도 하지만(후반부에 집사가 공항에서 마중오는 장면도 있음) 플래시 역을 맡은 토니 레볼로리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에 대한 메타발언 같기도 합니다.
쿠키영상은 2개 있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쿠키영상 1
본편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으로, 데일리 뷰글에서 나온 속보가 흘러나옵니다.
놀랍게도 J. 조나 편집장은 샘 레이미 3부작에서 등장한 J.K. 시몬스가 그대로 맡았습니다.
미스테리오가 자신은 영웅이며, 런던에서 있었던 소동은 스파이더맨이 저지른 짓이며, 자신을 죽이려 들었다는 조작된 영상이 나옵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피터 파커라는 걸 폭로합니다.
쿠키영상 2
닉 퓨리와 마리아 힐이 탄 차를 보여주는데... 사실 그들은 캡틴 마블에서 나온 탈로스와 그의 부인 소렌이였습니다. 사실상 이번 영화에서는 그들이 활약한 셈이죠. 탈로스는 토니의 유산을 피터에게 건네주었다고 퓨리에게 연락하는데...
진짜 퓨리는 스크럴 우주선에서 휴양지를 가상현실로 즐기며 쉬고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긴 하지만... 가상현실로 나온 휴양지가 에이전트 오브 쉴드에서 언급하던 '타히티'의 오마주같기도....